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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창원] NC가 'AG 포수' 김형준의 콜업을 미루는 이유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24·NC 다이노스)은 언제쯤 1군에 모습을 드러낼까.16일 기준 NC의 1군 포수 엔트리 자원은 안중열(28)과 박대온(28)이다. 줄곧 3인 체제로 유지했지만 지난 14일 박세혁이 부상 이탈하면서 2인 체제로 바뀌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세혁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별도로 2군 포수 콜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항저우 AG 국가대표로 차출된 김형준이 2군에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을 내렸다.세광고를 졸업한 김형준은 2018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시즌 1군에 데뷔해 김태군(현 KIA 타이거즈)과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의 백업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상무야구단에서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9월 전역 후 팀에 복귀했으나 한동안 재활 치료에 전념,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월 말에는 공을 잘못 밟아 오른 발목 인대까지 손상됐다. 긴 재활 치료 터널을 통과한 김형준은 최근 퓨처스(2군)리그 일정을 소화 중이다. 타격 성적은 16일 기준 타율 0.263(57타수 15안타) 3홈런 11타점이다. NC는 조심스럽다. 포수 출신 강인권 감독은 16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김형준은 퓨처스에서 경기 출전을 하고 있다. 타격도 그렇고 수비도 80~90% 정상 범위까지 올라왔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1군에 콜업했을 때 과연 스타팅(선발)으로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다. AG에 차출된 만큼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항저우 AG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김형준은 9월 대회를 치러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같이 소화했다면 언제든지 콜업하는 게 가능하지만, 스프링캠프를 가지 못했다. 투수 호흡, 수비 포메이션을 비롯해 경기 감각을 좀 더 익히는 게 좋을 거 같다"며 "퓨처스에서 경기를 좀 더 하는 게 대표팀도 그렇고 저희도 낫지 않을까 판단했다. (9월) 확대 엔트리 때 상황을 보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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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박세혁이 꼭 하고 싶었던 말 "포수, 정말 힘든 포지션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부상 후유증 극복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박세혁이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포수,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박세혁은 지난달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외국인 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헛스윙한 배트에 왼쪽 머리를 맞았다. 타자가 포수 가까이 붙은 상황에서 배트를 크게 휘둘렀는데, 후속 동작으로 나온 배트가 박세혁의 머리를 가격하면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세혁은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누워 움직이지 못했고 피를 흘리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왼쪽 머리 부위까지 2∼3㎝가량을 꿰맨 박세혁은 열흘 뒤 전열에 복귀했지만 이전의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부상 전까지 타율 0.263에 2홈런 4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던 박세혁은 복귀 후 컨디션 난조 속에 타율 0.047의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박세혁은 “몸 밸런스가 나도 모르게 깨져 있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복귀해 시행착오를 겪었다”라고 전했다.다행히 박세혁은 우천취소로 몸을 만들 시간을 벌면서 9일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수원 KT 위즈전에 6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세혁은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3안타는 물론 홈런까지 쏘아 올리면서 어느 정도 타격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부상 후유증은 다 극복한 걸까. 박세혁은 “예전에 안와골절이라는 정말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나. 자꾸 머리 쪽을 다치는데 많은 분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 “그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안와골절) 당시 눈을 다치고 돌아와서 안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이번 부상에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많이 좋아졌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박세혁은 “이 자리를 빌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포수가 굉장히 힘든 포지션이다. KBO리그에 많은 포수들이 있는데 다들 고생이 많다. 땀도 많이 흘리고 그 누구보다 공에 많이 맞는다. 3D 포지션이라 쉽지 않은 만큼, 그만한 대우를 받겠지만 쉬운 포지션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세혁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동업자 정신’을 강조하고자 위함이었다. 박세혁은 “(타자들이)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아무리 우리(포수)가 피한다고 해도 경기에선 우리의 자리와 위치를 지켜야 한다”라면서 “어느 정도 주의를 해줬으면 좋겠다. 박동원(LG 트윈스) 선수처럼 타석을 앞으로 조정하든지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이건 (타자들에게) 뭐라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타자들이 똑같은 자리에 서면 내가 뒤로 이동해야겠지만, 포수는 정말 힘든 포지션이다. 이 자리를 빌어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부상이) 오랜 회복이 필요한 부상은 아니다. 머리 꿰매고 돌아와서 나도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라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5.1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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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안와골절에 배트 충격 극복하고 부활, 박세혁 "후유증 신경은 쓰이지만.."

“자꾸 머리 쪽을 다치는데..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부상에서 돌아온 박세혁이 타격감도 되찾았다. 박세혁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방문 경기에 6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6-4 대승을 이끌었다. 부상 복귀 후 7경기에서 타율 0.045 극심한 타격 부진에 허덕이던 박세혁은 이날 3안타로 반등에 성공했다. 5회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면서 7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한 박세혁은 6회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 8회엔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3안타 경기를 완성시켰다. 경기 후 만난 박세혁은 “다치기 전까지는 좋았는데, 다치고 나서 돌아왔을 땐 나도 모르게 밸런스가 깨져 있었다. 준비도 덜 된 상황에서 경기에 나가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라면서 “다행히 지난주 경기가 우천취소 되면서 운동할 시간이 생겨 몸을 더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세혁은 지난달 중순 배트에 머리를 맞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바 있다. 타자가 휘두른 배트에 뒤통수를 맞으며 피를 흘리는 아찔한 상황까지 이어졌다. 다행히 열흘 뒤 바로 전열에 복귀했지만, 부진한 타격과 더불어 부상 후유증을 걱정하는 이가 많았다. 2년 전 비슷한 시기에 투구에 얼굴을 맞아 안와골절을 당한 아찔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박세혁은 “예전 안와골절이라는 정말 큰 사건이 있지 않았나. 자꾸 머리 쪽을 다치는데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 “그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안와골절) 당시 눈을 다치고 돌아와서 안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이번 부상에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많이 좋아졌고 아직 시즌 초반이니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준비하고 있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부상이) 오랜 회복이 필요한 부상은 아니다. 머리 꿰매고 돌아와서 나도 많이 좋아졌다.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라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5.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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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5군이거나 2군···항저우 AG, 역시 '안방'이 고민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의 최대 고민은 '안방'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8일 항저우 AG 예비 명단을 확정,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통해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 이번 예비 명단에는 프로 180명(투수 86명·포수 19명·내야수 47명·외야수 28명)과 아마추어 18명(투수 10명) 등 총 198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AG 야구 종목은 출전 나이 제한이 없다. 하지만 항저우 대회에선 대표팀 세대교체를 목표로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와 연령과 입단 제한 없이 뽑는 와일드카드 3명(구단별 최대 1명)으로 최종 엔트리 24명이 꾸려질 예정이다.예비 명단만 봐도 세대교체 기조가 강하다. 와일드카드도 대부분 30대 미만으로 추려졌다. 가장 관심이 쏠렸던 포수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우선 수년간 대표팀 포수 자리를 양분했던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제외됐다. 여기에 각 구단의 주전 안방마님인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최재훈(한화 이글스) 박동원(LG 트윈스) 박세혁(NC 다이노스)도 빠졌다. 이들 모두 지난해 4월에 열린 항저우 AG 예비명단에 포함됐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항저우 AG은 당초 2022년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탓에 대회가 1년 연기, 오는 9월 23일 개막한다. 예비 명단을 새롭게 작성한 KBO는 포수 후보를 12명(와일드카드 6명)에서 19명(와일드카드 9명)으로 늘렸는데 대부분 1군 백업이나 2군 선수로 채웠다. 예비 명단 중 1군 통산 300경기 이상 경험이 있는 건 한승택(KIA 타이거즈)과 김준태(KT 위즈) 안중열(NC) 정도. 비교적 1군 경험이 많은 박대온(NC)과 장승현(두산) 정보근(롯데) 등도 이름을 올렸지만, 팀 내 비중을 고려하면 태극마크가 쉽지 않다.예비 명단에 포함한 전경원(SSG)은 1군 통산 경험이 1경기. 김재성(삼성)과 김형준(NC)은 각각 옆구리와 무릎 인대 부상으로 재활 치료 중이다. 특히 김형준은 후반기에나 복귀가 가능해 AG 출전이 어렵다. 여러 이유로 후보를 추리면 대회를 뛸 선수가 더 줄어든다.한 구단 관계자는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포수를 어떻게 꾸릴지 걱정인 것도 사실이다. 투수진이 젊으면 포수가 더 중요한데 어떤 해법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포수는 경험이 중요하다. 세대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KBO는 와일드카드를 포함해 구단당 1~3명 선발을 원칙으로 한다. 리그가 중단 없이 치러지는 걸 고려해 구단별 차출 인원을 제한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6월 중 최종 선발 및 승인 후 확정될 예정. 최종 선발된 대표 선수들은 9월 중 소집돼 국내 훈련을 소화한 뒤 10월 1일부터 7일까지 대회를 치른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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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두산팬’ 정철원은 다시 가을 단골 두산을 꿈꾼다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의 강속구는 2023년에도 여전했다.정철원은 지난 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8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개막 초의 구속이 심상치 않다. 1일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전에서 최고 시속 151㎞를 기록했고, 4일 경기에서도 최고 시속 150㎞를 던졌다. 총 10구를 던진 직구 중 가장 느린 게 시속 148㎞였을 정도로 꾸준했다.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혹사' 논란을 빚었으나 여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철원은 "(곽)빈이도 나도 워낙 둘 다 페이스가 좋아 정규시즌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빈이야 워낙 잘 던지는 친구고, 나도 자신감이 있었다"고 투구 소감을 전했다.쾌조의 컨디션처럼 보였으나 정작 구속에 대해서는 ‘아직’이라고 했다. 정철원은 "날씨가 상당히 추워서 작년 여름에 던졌던 100% 몸 상태는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날이 더워질 때면 지난해 최고 구속(시속 154㎞)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새로운 배터리 양의지는 든든한 아군이다. 정철원은 "(양)의지 선배가 온 후 팀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투수들에게도 많은 얘기와 조언을 해준다. 선배 리드를 믿고 던지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양의지가 정철원의 현재 파트너라면, 박세혁은 지난해 그와 함께했던 1군 첫 파트너다. 지난해 곽빈과 정철원 등 두산의 어린 투수들을 이끌던 그는 FA(자유계약선수)가 돼 NC로 떠났다. 박세혁과 첫 맞대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승리했던 곽빈은 "(박세혁이 NC에 있는) 4년 동안 안타를 맞지 않겠다"고 웃으며 다짐했다. 정철원은 어떨까. 그는 "세혁 형이 '네 공을 내가 제일 많이 봤을 거다'라고 웃더라. 4년 동안 안타를 안 맞기는 힘들 것 같다. 세혁 형이 나를 너무 잘 안다"고 미소 지으며 "4년 동안 홈런은 안 맞아보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정철원은 첫 승 보다 달라진 팀 분위기에 기뻐했다. "개인 기록도 좋지만 팀이 이 분위기로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승엽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원하는 야구가 한 경기 한 경기를 소중하게 여기고, 지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달라진 두산에 더 기쁜 건 정철원이 선수인 동시에 두산 팬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두산을 좋아했고, 얼마나 강한 팀인지 알고 있다. 고영민 코치님의 베이징 올림픽 러닝 스로를 보고 야구를 진지하게 시작했다. 정재훈 코치님, 김현수 선배 등이 뛰시던 모습을 보고 컸다"며 "그때와 같은 팀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팬이 아닌 선수가 됐으니 팀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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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양의지 없는 안방이 더 문제, 20대 국대 포수가 없다

야구의 ‘황금 세대’라 꼽혔던 멤버들이 줄줄이 국가대표를 떠난다. 김광현(35·SSG 랜더스)과 김현수(35·LG 트윈스)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병호(37·KT 위즈)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양의지(36·두산 베어스) 등 30대 중반에 다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은퇴로 주목받는 포지션은 마운드다. 이번 대회에서 구창모(26·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타이거즈) 등 이른바 차세대 에이스라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부진, 한국 마운드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투수들은 리그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며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자원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WBC에서 실패의 경험을 쌓은 것도 대표팀에 값진 자양분이다. 정작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안방’이다. 2015년 프리미어12부터 대표팀 안방을 지켜왔던 양의지가 떠난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을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WBC 대회에서 양의지의 백업으로 나선 이지영(37·키움 히어로즈)은 양의지보다 나이가 많고, 최근 태극마크를 달았던 포수들도 모두 30대 중반에 다다랐다. 미래를 책임질 20대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굳건했던 ‘양·강 체제’, 사라진 20대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열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KBO리그의 안방은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가 양분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이들뿐이었다, 태극마크도 당연히 이들 차지였다. 박경완(51·LG 코치)과 진갑용(49·KIA 코치) 체제였던 대표팀 안방은 2010년대 강민호·양의지 체제로 연착륙했다. 강민호가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양의지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레 ‘양(의지)·강(민호) 체제’가 만들어졌다. 그 사이 이 둘의 아성을 넘기 위해 많은 포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패했다. 이재원(35·SSG) 김태군(34·삼성) 박세혁(33·NC) 이지영 등이 나섰으나 모두 백업 역할에 머물렀고, 태극마크도 일회성에 그쳤다. 리그에서의 활약이 꾸준하지 못했다. 이들도 어느새 30대 중반에 다다랐고, 미래를 거론하기엔 힘든 나이가 됐다. 현역 선수들 중 성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모두 30대로, 20대 포수들이 전무하다.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던 장승현(29·두산)과 한승택(29·KIA)가 있지만, 대회 자체가 24세 이하만 출전이 가능했던 대회여서 온전한 성인대회라 하기에 힘들다. 또 이들마저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강남(31·롯데 자이언츠) 박동원(33·LG) 최재훈(34·한화 이글스) 장성우(33·KT) 등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면서 FA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포수들은 많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 ‘양·강 체제’가 굳건한 탓에 태극마크의 기회는 전무했고, 양의지·강민호를 뛰어넘을 정도의 인상적인 활약도 리그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사라진 20대 연착륙,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과거 대표팀은 20대 포수들을 꾸준히 발탁하며 성장의 기회를 줬다. 2000년대 대표팀 안방을 책임졌던 박경완과 진갑용, 조인성(48·LG 코치) 홍성흔(47) 모두 20대에 대표팀에 발탁돼 세계무대를 누볐다. 진갑용은 21세의 나이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데뷔했고, 홍성흔은 23세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조인성은 22세에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달았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박경완도 28세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들 모두 최소 4개 이상의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이재원과 김태군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됐으나 이재원은 아시안게임 두 대회 출전에 그쳤고, 김태군도 2017년 WBC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국가대표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0대에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양의지·강민호 외에 연착륙에 성공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을 맞춘 탓이 컸다. 2009년 WBC 대회 준우승 이후로 2013·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2019 프리미어12 준우승 등 국제대회 실패를 연달아 겪으면서 대표팀은 세대교체보단 당장의 성적에 더 집중했다. 30대 선수들을 뛰어넘을 정도로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20대 선수들도 없었다.이제 대표팀은 국가대표 경험이 거의 없는 포수들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양의지가 은퇴하지 않는다 해도, 당장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게임(만 25세 이하 유력)과 11월 APBC 대회(만 24세 이하)는 연령 제한이 걸려있어 양의지 없이 안방을 운영해야 한다. 결국 20대 포수들에게 미래를 맡겨야 하는데 아직 ‘양·강 체제’를 뒤흔들만한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를 대비하지 못한 야구대표팀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윤승재 기자 2023.03.1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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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혹사 걱정? 홍건희 “체력 자신, 오히려 몸 더 좋아졌다”

올해도 홍건희(31·두산 베어스)의 강속구는 건재할 전망이다.올해 홍건희는 '4년 차 두산맨'이 됐다. KIA 타이거즈 시절 미완의 유망주로 불리던 그는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후 팀의 강속구 투수로 변신했다. 2020년 트레이드 전까지 홍건희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3.4㎞였다. 두산 이적 후 평균 시속 147.1㎞로 시속 3㎞ 이상 빨라졌다. 2021년(시속 147.8㎞) 2022년(시속 147.5㎞)까지 3년째 빠른 스피드를 유지 중이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6㎞까지 찍혔다.홍건희는 지난 16일 두산 창단식 후 인터뷰에서 “구속이 왜 늘었는지 모르겠다. KIA 때는 제구에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제구만 신경 쓰다 내 최고 구속과 퍼포먼스를 끌어내지 못했던 것 같다"며 "두산에 오자마자 김태형 전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제구에 신경 쓰지 말고 힘으로 승부해라. (네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때려 박아라'고 하셨다. 그대로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구위가 달라지면서 역할도 바뀌었다. 선발과 불펜 어디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두산 이적 후에는 3년 모두 필승조 임무를 맡았다. 특히 2021년에는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닝을 가리지 않고 가장 중요한 순간 등판하는 '불펜 에이스'가 됐다.지난해에는 더 중요한 보직을 맡았다.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새 클로저로 나선 것이다. 홍건희의 평균자책점은 3.48로 조금 올랐고 패전도 9경기나 기록했다. 그래도 18세이브 9홀드를 수확하며 마무리 투수다운 성과를 냈다. 김태형 전 감독은 "6점 차에서도 낼 수 있는 투수가 홍건희·정철원·김명신뿐"이라며 얇은 불펜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세 투수에 대한 믿음을 전하기도 했다.마운드 밖에서 비중도 달라졌다. 2021년부터 투수 조장을 맡고 있는 홍건희 올해도 동료들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그는 “투수 조장은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진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면 내가 할 것 같다"며 "2년 정도 해왔는데 형들이 잘 도와주시고 후배들도 잘 따라줘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작년과 올해 선수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올해 조장을 맡으면)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홍건희는 지난 세 시즌 불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승부사' 김태형 전 감독과 함께했다. 특히 2021년 포스트시즌 7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홀로 3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혹사 논란'이 그를 따랐다.정작 당사자는 담담했다. 홍건희는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그런데 원래 체력에 강점이 있어서 그런지 몸에 과부하가 온 적은 없다. 부상도 없었다"며 "해가 지날수록 오히려 몸이 잘 만들어진다. (부상에 대해) 방심하면 안 되겠지만, 여전히 체력에 자신 있다”고 웃었다.홍건희는 올해도 유력한 마무리 후보다. 그런데 목표가 독특하다. 세이브 개수가 아닌 동점 상황에서 무실점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9위에 그쳤던 두산에서 개인 세이브만 쌓는 게 아니라 팀에 필요한 자리를 채우겠다는 뜻이다.홍건희는 “수치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목표에 집착하다 결과가 안 좋게 나오더라. (그보다는) 안 아파야 한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며 “작년에 패전이 많았다. 대부분 동점 상황에서 점수를 줬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많을 거 같다. 어떻게 해야 잘 막고 팀 승리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1.18 20:00
프로야구

[IS 포커스] "순수한 의도 아니다" 리코의 가처분을 보는 불편한 시선들

"구단과 에이전트(대리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구단과 리코의 문제다." 한 프로야구 공인대리인이 리코스포츠에이전시(리코)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두고 한 말이다. 이 공인대리인은 리코를 언급하며 "브레이크를 안 달고 정면만 바라보며 달려가는 전차 같다"고 했다. 최근 프로야구 대형 에이전시 리코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리인 인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실(10월 27일 본지 단독 보도)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리코는 '대리인 1명(법인 포함)이 보유할 수 있는 인원을 최대 15명(구단당 3명)으로 제한한다'는 이른바 '독과점 방지법' 조항을 풀어달라는 입장이다. 리코가 대리인 인원 제한에 포함하지 않는 매니지먼트 계약으로 상당수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KBO리그 내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인대리인 A는 "인원 제한 규정이 없어져도 (우려대로) 독과점이 생길 거 같진 않다. 다만 리코가 순수한 마음으로 가처분 신청을 한 게 아니라는 것도, 마냥 좋은 뜻으로 총대를 메고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의 권익 보호라는 내용으로 (가처분의 의미를) 포장하는 게 가증스럽다"고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이어 "일반 연봉 협상 문제로 가처분을 냈다면 선구자라고 볼 수 있다. 리코는 NC 다이노스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했을 거다. 순수한 의도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는 2년 치 매물이 쏟아진다. 2020년 1월 KBO 이사회에선 '2022년 시즌 종료 후부터 현행 9년, 대졸 8년인 FA 취득 기간을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각각 1년씩 단축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2시즌이 끝난 뒤 기존 규정대로 FA가 되는 선수에 추가로 1년 단축 혜택을 받는 선수까지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지난해 FA 승인 선수(14명)의 두 배 이상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리코 소속 선수가 유독 많다. '포수 FA 빅4'로 분류되는 양의지(NC 다이노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유강남(LG 트윈스) 중 박동원을 제외한 세 선수가 리코 고객이다. 특히 NC에선 양의지와 노진혁을 비롯해 최소 3명 이상의 예비 FA가 고객으로 파악된다. 매니지먼트 계약이 아닌 정식 대리인 계약을 신고하면 구단별 인원 제한에 걸릴 수 있다. 공인대리인 B는 "NC 선수들과 계약을 그렇게 해놓고 (가처분 신청을) 하는 건데 누가 지지하나. 동료 에이전트의 존경이나 호응도 없다. 편법을 하다가 그것마저 폭발해버린 거"라며 "(가처분) 결과 발표에 전혀 관심이 없다. 리코가 대표성을 띄는 것도 아니다. 명분도 없다. 대한민국의 프로야구 선수나 (다른) 에이전트를 대표해서 불공정한 것을 개선하려고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이건 리코라는 개인 회사가 하는 거"라고 선을 그었다. 리코의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는 건 김선웅 변호사다. 김 변호사는 선수협 사무총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대리인 제도를 잘 안다. 그는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리그에서 퇴출당한 강정호의 국내 복귀를 돕기도 했다. 강정호도 리코 고객이었다. 김선웅 변호사는 여러 차례 연결에도 불구하고 일간스포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공인대리인 B는 "이런 문제를 풀려면 서로 설득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말도 안 된다. 동료 에이전트의 지지도 못 받는 거 아닌가. 난 그렇게 느끼고 있다"며 "자본주의는 물건의 적정가를 뽑아내는 게 중요한데 지금은 (특정 에이전시에서 선수를) 독식하니까 적정가가 나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인원 제한을 푸는 걸 원치 않는다. 리코가 왜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지 솔직히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 인원을 제한하면 저연차와 저연봉 선수들이 대리인 제도의 사각지대로 밀려날 수 있다. 대리인들이 많은 수임료(계약 규모의 최대 5%)를 받을 수 있는 FA 계약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대리인의 '쏠림 현상'이 심한데 규제까지 완화하면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질 거라는 우려 또한 있다. 인원 제한이 '그림의 떡'인 공인대리인도 수두룩하다. 현재 공인대리인 자격을 유지 중인 91명 중 64명이 선수 계약을 하지 못했다. 절차상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인대리인 A는 "몇몇 대리인들이 모여 문제를 공론화해야 힘이 모이고, 진정성도 있을 텐데 그런 게 아니어서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공인대리인 C는 "선수의 선택권과 관련돼 중요한 문제여서 차분하게 다투면서도 꼭 이겨야 하는 사안이다. 그런데 (FA 개장) 직전에 닥쳐서 이렇게 하면 법원에서도 급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처리한 점이 아쉽다. 법원의 충실한 심리가 될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01 07:00
프로야구

[IS 스타]후반기 에이스 떠오른 곽빈 "욕심 버리니 점점 좋아지더라"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리 투수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이 많았다. 그런 욕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이닝만 길게 던지고 선발 투수 책임을 다하자고 생각하니 조금씩 좋아지더라. 지난해와 올해,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그런 이유 같다." 후반기 에이스급 호투를 펼치고 있는 곽빈(23·두산 베어스)이 멘털의 변화를 성공 원인으로 짚었다. 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6승(8패)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5㎞를 기록한 직구는 물론 시속 140㎞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 시속 120㎞대 커브까지 스트라이크존을 과감하게 공략해 LG 타선을 압도했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수비로 도와준) 야수 형들에게 너무 고맙고, 내가 내려간 후 책임 주자들을 막아준 정철원에게도 고맙다. 포수 박세혁 형도 너무 고생하신 것 같아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이렇게라도 드리고 싶다"고 동료들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지난해 재활에서 돌아온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1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으나 건강히 돌아와 절정의 구위를 팬들 앞에 선보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물론 상대 팀 사령탑들도 곽빈의 구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게 좋았던 건 아니다. 시즌 스트라이크 비율은 55.6%에 불과했고, 9이닝당 볼넷이 7.21개에 달했다. 좋은 구위에도 제구가 흔들리는 경기들이 나왔다. 그런데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등 중용되며 값진 경험을 쌓고 시즌을 마무리해냈다. 적응을 마친 곽빈은 올 시즌 더 성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계산할 경우 스트라이크 비율이 62.4%로 늘었고, 9이닝당 볼넷은 4.13개로 줄었다. 곽빈은 멘털의 차이를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너무 오래 쉬다가 돌아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시즌이었다. 욕심도 많았다. 내가 던지는 날에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승리 투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 욕심이 조금씩 사라졌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선발 투수의 책임을 다한다고만 생각하니 투구 내용이 조금씩 좋아졌다. 올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아진 것도 그런 이유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를 지킨 건 곽빈의 입단 동기인 정철원이다. 올 시즌 두산 필승조로 활약 중인 정철원은 4승 3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곽빈은 "(오늘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철원이가 무조건 막아줄 것이라 생각해 하나도 걱정하지 않았다. 철원이는 나보다 한두 수 정도 위의 투수라고 생각한다. 제구가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다르다"고 그를 칭찬했다. 곽빈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하지만, 두산의 성적은 가을야구와 멀어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올해는 내년을 더 좋은 시즌으로 만들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내년에도 이렇게 될 팀은 아니다. 내년에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4 22:46
야구

8년 연속 KS? 두산의 무모한 혹은 무한 도전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던 두산 베어스가 8년 연속 KS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두산은 매년 시즌이 끝날 때마다 전력 유출로 골치를 썩였다.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했다. 7년 연속 진출 기간 두산의 최전성기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였다. 이 기간 두산이 거둔 평균 승수는 89.5승, 평균 승률이 0.627에 달했다. 이때도 유출이 없던 건 아니었다. 김현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국내 복귀 후에도 LG 트윈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민병헌도 두산이 아닌 롯데 자이언츠와 대형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두산은 전력 유출을 겪고도 대체 자원을 발굴하며 더 강한 팀으로 변신해왔다. 홈런왕으로 각성한 김재환, 5툴 플레이어로 성장한 박건우가 이적생의 빈자리를 100% 이상 채웠다. 4년 중 3년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했고, 2017년에는 2위에 그쳤지만, 선두 KIA 타이거즈를 시즌 막판까지 추격했다. 심지어 두산은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이탈한 2019년에도 그의 공수 공백을 메웠다. 새 주전 포수 박세혁이 수비에서 맹활약했고, 투고타저 현상 속에 197안타를 쳐낸 호세 페르난데스가 공격의 빈자리를 메워줬다. 2020년 이후는 달랐다. KS에는 진출했지만, 순위도 전력도 이전 같지 않았다. 전력 변화는 팀 승률로도 드러났다. 2020년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내려앉았다. 2015년 이후 5년 만의 일이었다. 2021년에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 끝에 간신히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년간 평균 75승, 승률 0.543에 머물렀다. 동시다발로 구멍이 난 독을 메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2020시즌 종료 후 주전 1루수 오재일(WAR 3.57·스탯티즈 기준)과 2루수 최주환(WAR 4.00)이 이탈했다. 과거 뒷문을 지켰던 이용찬도 FA 계약을 하지 못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트레이드로 양석환을 영입해 오재일은 대체했지만, 최주환의 구멍까지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두산 2루수가 기록한 WAR은 0.54(9위)에 불과했다. 올해는 큰 구멍이 하나 더 생긴다. 주전 우익수였던 박건우(WAR 4.62)가 NC로 이적했다. 2018년 후 양의지가 기록하고 떠난 WAR 6.42까지 합치면 두산이 최근 잃은 승수만 18승에 달하는 셈이다. 김인태(WAR 1.74), 강진성(WAR 0.19) 등으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7년 연속 KS 진출에 성공했던 두산은 이제 8년 연속 진출에 도전한다. 남은 선수들은 걱정보다는 자신감을 먼저 드러냈다. 선발 투수 최원준은 “(박)건우 형이 나갔지만, 2020년이 끝나고 형들 여러 명이 나갔던 것보다는 타격이 작을 것”이라며 내년 시즌 성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셋업맨 홍건희도 “두산은 매년 주축 선수들의 이적이 많았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형들이 남아주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력이 어떻게 되더라도 두산은 위(상위권)를 바라볼 수 있는 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들의 자신감과 별개로 올 시즌 KS 진출은 쉽지 않은 과제다. 플레이오프 제도가 만들어진 1985년 이후, 37번의 KS 중 양대리그 시기를 제외하면 3위 이하 팀이 올라간 건 14번(37.8%)뿐이다. 4위 이하의 팀이 진출한 경우는 단 4번(1990년 삼성, 2002년 LG, 2003년 SK, 2021년 두산)뿐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 신설 후에는 4위 이하 팀의 부담이 더 커졌다. 와일드카드를 치른 팀 중 KS에 오른 팀은 지난해 두산이 유일하다. 정규시즌 2위 이내를 기록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지난해 두산과 공동 1위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5.5경기였다. 박건우의 이탈 손실(4.62승)을 단순하게 계산하면 2위권과 차이는 10경기 이상 벌어진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두산에는 플러스 요소보다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전력을 강화한 팀들도 많다. 올 시즌 두산을 우승 전력으로 보긴 좀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고 성적 기대치에 한계는 있지만, 대신 최소 기대치도 보장되어 있다. 허 위원은 "매년 그렇지만 두산은 중위권을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다. 불펜은 확실하지 않아도 선발진은 괜찮다"며 "약한 전력이 아니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과 전문성 있는 프런트가 강점인 팀"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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